허수아비, 영화인 줄 알고 찾고 계신가요? 보기 전 알아둘 정보는요

얼마 전 박스오피스 신작을 훑다가 ‘허수아비’라는 제목을 보고 극장 개봉작인가 싶어 찾아본 분들이 꽤 있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작품은 현재 기준으로 극장용 영화가 아니라 ENA에서 방영된 12부작 범죄 수사 드라마입니다. 다만 영화 팬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지점은 분명합니다.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범죄 장르이고, 봉준호 감독의 영화 ‘살인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소재를 정면으로 다루기 때문입니다.
허수아비는 어떤 작품인가요?
‘허수아비’는 2026년 4월 20일부터 5월 26일까지 ENA 월화드라마로 방영됐습니다. 장르는 범죄 수사 스릴러이고, 총 12부작 구성입니다. ENA 공식 정보 기준으로는 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을 수사하던 형사가 자신이 혐오하던 인물과 뜻밖의 공조 관계를 맺으며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주요 인물은 박해수가 연기한 강태주, 이희준이 연기한 차시영입니다. 여기에 곽선영, 송건희, 정문성, 백현진 등이 함께 출연합니다. 연출은 박준우, 극본은 이지현이 맡았습니다. 회차당 러닝타임은 대체로 1시간 안팎이라, 영화 한 편처럼 몰입해서 보기보다는 12개의 장으로 나뉜 긴 범죄극에 가깝습니다.
왜 영화 팬들이 관심을 갖게 됐을까요?
가장 큰 이유는 소재입니다. ‘허수아비’는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사건은 영화 ‘살인의 추억’을 통해 대중적으로도 오래 기억된 사건입니다. 그런데 두 작품의 시선은 다릅니다. ‘살인의 추억’이 미제 사건의 막막함과 시대의 공기를 따라갔다면, ‘허수아비’는 2019년 진범이 특정된 이후에도 남은 사람들의 시간과 뒤틀린 진실에 더 무게를 둡니다.
이 차이를 알고 보면 작품의 톤이 조금 더 선명하게 보입니다. 범인을 맞히는 재미만 기대하면 생각보다 무겁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수사의 실패, 누명, 은폐, 죄책감 같은 문제를 장르 안에서 어떻게 다루는지 보는 쪽이라면 꽤 밀도 있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시청률 흐름은 어땠나요?
방영 당시 반응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으로 첫 방송은 2.9%에서 출발했고, 중반부에는 7%대를 넘겼습니다. 보도 기준으로 6회와 8회가 각각 7.4% 수준까지 올랐고, 최종회는 8.1%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NA 드라마 중에서도 눈에 띄는 성적입니다.
범죄 수사극은 초반 진입 장벽이 있는 편입니다. 인물 관계, 과거 사건, 현재 수사가 한꺼번에 깔리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허수아비’는 회차가 진행될수록 시청률이 오른 케이스라서, 초반보다 중후반의 힘이 더 강했다는 평가가 가능합니다. 박스오피스 영화로 치면 개봉 첫 주보다 입소문이 붙으면서 뒷심을 만든 작품에 가깝습니다.
보기 전에 알고 가면 좋은 점
- 극장 개봉작이 아니라 ENA 방영 드라마입니다.
- 총 12부작이라 한 번에 보기엔 호흡이 꽤 깁니다.
-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을 직접 떠올리게 하는 소재라 가볍게 보기 어렵습니다.
- ‘살인의 추억’과 비교될 수밖에 없지만, 시간대와 문제의식은 다르게 잡혀 있습니다.
- 박해수와 이희준의 대립형 공조가 작품의 중심축입니다.
특히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에 예민한 분이라면 관람 전 마음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피해자와 유가족의 고통이 남아 있는 소재이기 때문에, 자극적인 범죄 오락물처럼 소비하기에는 조심스러운 면이 있습니다. 작품도 그 지점을 의식한 듯 단순한 추격전보다 남겨진 사람들의 죄책감과 사회적 책임을 더 오래 붙듭니다.
어떤 사람에게 맞을까요?
범죄 수사물, 프로파일링, 과거 미제 사건을 다룬 장르를 좋아한다면 관심을 가져볼 만합니다. 박해수의 눌러 담는 연기, 이희준의 날 선 에너지, 두 인물이 가진 오래된 악연이 극을 밀고 갑니다. 속도감만 놓고 보면 매회 사건이 시원하게 해결되는 타입은 아닙니다. 대신 인물들이 왜 그렇게까지 망가졌는지, 어떤 선택이 누군가의 삶을 무너뜨렸는지를 따라가는 드라마에 가깝습니다.
솔직히 ‘허수아비’는 편하게 틀어두기 좋은 작품은 아닙니다. 제목처럼 누군가에게 조종당하고, 책임을 떠안고, 말없이 서 있어야 했던 사람들의 이미지를 계속 떠올리게 합니다. 그래서 보고 난 뒤의 감정도 개운함보다는 묵직함에 가깝습니다. 영화 팬 입장에서는 ‘살인의 추억’ 이후 달라진 현실을 드라마가 어떤 방식으로 바라보는지 확인하는 작품으로 접근하면 가장 자연스럽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