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청룡영화상 수상작은 뭐부터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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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청룡영화상 수상작은 뭐부터 볼까요?

시상식이 끝나고 수상작을 찾아보다 보면 의외로 고르기가 어렵습니다. 상을 많이 받은 영화부터 볼지, 관객이 가장 많이 본 영화부터 볼지에 따라 기대하는 재미가 다르거든요. 2025 청룡영화상 결과도 그렇습니다. 작품상 수상작과 최다관객상 수상작의 분위기가 꽤 달라서, 평소 취향을 먼저 떠올리는 편이 좋겠습니다.

가장 많은 상을 받은 영화는 무엇이었을까요?

2025년 11월 19일 열린 제46회 청룡영화상에서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가 최우수작품상을 받았습니다. 감독상, 손예진의 여우주연상, 이성민의 남우조연상, 음악상, 기술상까지 모두 6개 부문을 수상했죠. 주요 수상 부문이 연출과 연기, 음악, 의상에 걸쳐 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이 영화는 오랫동안 다닌 직장에서 해고된 만수가 가족과 집을 지키기 위해 재취업에 매달리는 이야기입니다. 출발점만 들으면 현실적인 실직 드라마 같지만, 상황이 진행될수록 블랙코미디와 스릴러의 색이 짙어집니다. 이병헌이 연기한 만수에게 공감할 만한 사정이 있다고 해서 그의 선택까지 편하게 받아들여지는 영화는 아닙니다. 그 불편함을 감수할 수 있는지가 관람 만족도를 가를 수 있습니다.

손예진의 수상 소식만 보고 익숙한 부부 드라마를 기대한다면 조금 놀랄 수도 있습니다. 아내 미리는 만수의 위기를 함께 겪지만, 영화는 가족의 생계를 둘러싼 불안을 마냥 따뜻하게 그리지 않습니다. 관람 전에는 줄거리의 반전보다 작품의 풍자와 어두운 웃음이 자신에게 맞는지 확인하는 쪽이 더 유용합니다.

현빈이 남우주연상을 받은 하얼빈은 어떤 영화인가요?

남우주연상은 <하얼빈>에서 안중근을 연기한 현빈에게 돌아갔습니다. 이 작품은 안중근 의사와 동지들의 거사를 따라가는 시대극입니다. 인물의 이름과 사건을 이미 알고 있더라도, 영화가 주로 보여주는 것은 결과에 이르는 과정의 긴장과 동료들 사이의 선택입니다.

<하얼빈>은 촬영조명상도 받았습니다. 그래서 액션의 속도만 기대하기보다 차갑고 어두운 화면이 만드는 분위기를 보는 편이 작품에 더 잘 맞습니다. 역사적 인물을 다룬 영화인 만큼 실제 기록과 영화적 표현을 완전히 같다고 받아들이지는 않는 게 좋겠죠. 그래도 안중근을 영웅의 한 장면으로만 기억했다면, 그에게 주어진 시간과 압박을 따라가는 경험은 다르게 남을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현빈과 <어쩔수가없다>의 손예진이 같은 해 각각 남녀 주연상을 받았다는 사실입니다. 두 배우의 관계가 화제가 됐지만, 영화를 고를 때는 수상 장면보다 두 작품의 장르 차이가 더 중요합니다. <하얼빈>은 묵직한 역사극을 원할 때, <어쩔수가없다>는 불편한 풍자를 즐길 준비가 됐을 때 어울립니다.

관객이 선택한 영화는 수상작과 달랐나요?

최다관객상은 <좀비딸>이 받았습니다. 좀비가 된 딸을 지키려는 아버지의 이야기로, 익숙한 좀비물의 설정에 가족 코미디와 감정을 섞었습니다. 작품상 수상작의 날카로운 풍자나 <하얼빈>의 무게감과는 관람 경험이 다릅니다. 좀비 소재라고 해서 줄곧 공포와 추격을 예상한다면 가족 이야기의 비중이 생각보다 크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최다관객상은 그해 관객이 많이 찾은 작품을 가리키고, 최우수작품상은 시상식의 심사 결과입니다. 두 상을 같은 의미로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 <좀비딸>의 흥행이 <어쩔수가없다>의 작품상을 반박하는 것도 아니고, 작품상 수상이 모든 관객의 취향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니까요. 가볍게 웃다가 가족 관계에 마음이 쓰이는 영화를 찾는다면 <좀비딸>이 먼저 손이 갈 만합니다.

다른 수상작에서는 무엇을 눈여겨볼까요?

배우의 연기를 중심으로 고른다면 여우조연상을 받은 박지현의 <히든페이스>도 있습니다. 인물들 사이의 욕망과 비밀을 밀어붙이는 스릴러라서, 관계의 긴장을 즐기는 관객에게 맞습니다. 다만 자극적인 설정이 부담스럽다면 분위기를 미리 확인하고 선택하는 편이 낫습니다.

대사와 대결 구도에 끌린다면 각본상을 받은 <승부>가 후보입니다. 바둑 기사들의 승부를 다루지만, 규칙을 자세히 아는 사람만 볼 수 있는 영화는 아닙니다. 반대로 경쾌한 편집과 여러 인물이 얽히는 전개를 원한다면 편집상을 받은 <하이파이브> 쪽이 가깝습니다. 신인감독상은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의 김혜영 감독에게 돌아갔습니다. 큰 사건보다 인물의 감정 변화에 집중하는 작품을 좋아한다면 함께 기억해둘 만합니다.

청룡영화상 목록을 관람 순위표처럼 따를 필요는 없겠습니다. 올해 결과를 보고 저는 먼저 보고 싶은 감정부터 고르게 됩니다. 서늘한 웃음, 역사극의 긴장, 가족 코미디의 온기 중 어느 쪽이 지금 마음에 닿는지에 따라 첫 작품이 달라질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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