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원 나나 동성 키스신, 왜 이렇게 화제가 됐을까요?

얼마 전 ENA 드라마 <클라이맥스> 관련 반응을 보다가 유독 하지원과 나나의 키스신 이야기가 오래 이어지는 걸 봤습니다. 단순히 ‘파격 장면’이라서만은 아니었습니다. 하지원이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했고, 그동안 대중이 익숙하게 봐온 이미지와 꽤 다른 얼굴을 보여줬다는 점이 같이 맞물렸습니다.
특히 이 장면은 드라마를 보기 전 알고 들어가면 받아들이는 느낌이 조금 달라집니다. 자극적인 화제성만 보고 보면 갑작스럽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인물 관계와 작품 분위기를 알고 보면 추상아라는 캐릭터가 어떤 상태에 놓여 있는지 보여주는 장면에 가깝습니다.
하지원 나나 키스신은 어느 작품 이야기인가요?
화제가 된 장면은 ENA 월화드라마 <클라이맥스>에 등장합니다. 작품은 권력의 중심부로 들어가려는 검사 방태섭과 그 주변 인물들의 생존 싸움을 그린 정치·범죄 드라마입니다. 주지훈, 하지원, 오정세, 차주영, 나나 등이 출연했고,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의 시리즈라는 점에서도 방영 전부터 관심을 받았습니다.
하지원은 극 중 톱배우 출신 인물 추상아를 맡았습니다. 한때는 최고의 자리에 있었지만, 결혼 이후 여러 관계와 사건 속에서 흔들리는 인물입니다. 나나는 황정원 역으로 등장합니다. 두 사람의 관계는 단순한 로맨스라기보다, 불안과 의존, 위로, 착각이 뒤섞인 쪽에 가깝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5회에서 두 사람의 첫 키스신이 크게 언급됐고, 8회에서도 다시 강도 높은 장면이 등장하며 화제가 이어졌습니다. 그래서 온라인에서는 ‘하지원 나나 동성 키스신’이라는 키워드가 장면 자체보다 더 크게 소비된 면도 있습니다.
왜 유독 ‘파격’이라는 반응이 많았을까요?
사실 하지원은 강한 캐릭터도 여러 번 연기한 배우입니다. 그런데 이번 반응이 컸던 이유는 익숙한 강인함과는 결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클라이맥스>의 추상아는 멋있게 버티는 인물이라기보다, 벼랑 끝에서 계산하고 무너지고 다시 살아남으려는 인물에 가깝습니다.
하지원은 인터뷰에서 이번 작품을 위해 체중을 감량해 45kg까지 뺐다고 밝혔습니다. 외형부터 기존 이미지와 달라 보였고, 표정도 훨씬 날카롭게 설계됐습니다. 주변에서 ‘무섭다’는 반응이 있었다고 말한 것도 이런 변화와 연결됩니다.
여기에 나나와의 키스신이 더해지면서 반응이 커졌습니다. 단순히 동성 키스신이라는 소재 때문만은 아닙니다. 하지원이 2022년 KBS 드라마 <커튼콜> 이후 4년 만에 드라마로 복귀한 상황에서, 첫인상부터 강하게 방향을 틀었다는 점이 컸습니다. 오랜 팬일수록 낯설게 느낄 만한 변신이었습니다.
장면만 보면 놓치기 쉬운 인물 관계
이 장면을 볼 때 가장 중요한 건 추상아가 누구를 보고 있는가입니다. 하지원은 인터뷰에서 한지수라는 인물을 추상아가 거울처럼 바라보는 존재로 설명했습니다. 지수가 죽었을 때 상아도 함께 죽은 것 같다는 대사 역시 그 관계를 이해하는 단서입니다.
나나가 연기한 황정원은 그 빈자리와 감정의 혼란을 건드리는 인물입니다. 그래서 키스신은 단순한 애정 표현이라기보다, 추상아가 잃어버린 사람과 현재 눈앞의 사람을 겹쳐 보는 순간처럼 읽힙니다. 보는 사람에 따라 불편할 수도 있고, 애틋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하지원은 나나와의 장면에 대해 상대 배우가 편하게 해줘서 무리 없이 찍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단순히 동성애 코드 자체를 만들기 위한 설정이 아니라, 인물의 관계와 감정선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진 부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발언을 알고 보면 장면의 초점이 ‘파격’에서 ‘인물의 균열’ 쪽으로 이동합니다.
보기 전에 알고 가면 좋은 관람 포인트
첫째, 장면의 수위보다 추상아의 상태를 보는 편이 좋습니다. <클라이맥스>는 인물들이 계속 선택을 강요받는 드라마입니다. 키스신도 로맨틱한 장면이라기보다 추상아가 어느 정도로 무너지고 있는지 보여주는 장치에 가깝습니다.
둘째, 하지원의 이미지 변신을 중심에 두고 보면 재미가 커집니다. 기존의 밝고 단단한 이미지보다 훨씬 예민하고 서늘한 얼굴이 전면에 나옵니다. 이 차이가 작품의 긴장감을 만드는 큰 축입니다.
셋째, 나나의 역할은 단순한 화제성 캐릭터가 아닙니다. 황정원은 추상아의 감정선을 흔드는 인물입니다. 장면만 따로 떼어 보면 자극적으로 보이지만, 회차 흐름 안에서는 상아의 결핍과 생존 본능을 드러내는 위치에 있습니다.
넷째, 정치극과 멜로 코드가 섞여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작품은 권력, 비자금, 선거, 검찰 권력 같은 굵은 소재를 다루면서도 인물의 사적인 관계를 세게 밀어붙입니다. 이 조합이 취향에 맞으면 몰입도가 높고, 반대로 자극적인 전개에 피로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화제성만 보고 보기엔 아까운 장면
솔직히 ‘하지원 나나 동성 키스신’이라는 키워드만 보면 작품 전체보다 장면 하나가 앞서 보입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하지원이 추상아라는 인물을 얼마나 낯선 방식으로 밀어붙였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오래 활동한 배우가 자기 이미지를 다시 흔드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나나와의 장면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극적인 장면으로만 소비되기엔 두 인물의 관계가 꽤 복잡하게 설계돼 있습니다. 위로처럼 보이다가도 착각 같고, 애정처럼 보이다가도 생존 본능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이 장면은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지만, 적어도 작품이 추상아를 평면적으로 다루지 않겠다는 신호로는 분명하게 읽힙니다.
<클라이맥스>를 볼 예정이라면 키스신 자체보다 그 장면 전후로 추상아의 눈빛과 태도가 어떻게 바뀌는지 보는 게 좋습니다. 화제성은 장면을 보게 만드는 입구였지만, 남는 건 하지원이 만든 불안하고 서늘한 인물의 얼굴 쪽에 더 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