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이맥스 9회, 왜 방태섭과 추상아의 추락이 더 세게 느껴졌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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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맥스 9회, 왜 방태섭과 추상아의 추락이 더 세게 느껴졌을까요?

요즘 개봉작보다 더 영화처럼 회자되는 드라마들이 꽤 많은데, ENA 월화드라마 <클라이맥스>도 그중 하나였습니다. 특히 클라이맥스 9회는 제목 그대로 이야기의 압력이 가장 높아진 회차였고, 단순한 반전보다 인물들이 어디까지 무너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 에피소드에 가까웠습니다.

방송 흐름만 놓고 보면 9회는 최종회 직전의 ‘폭발 직전’ 회차입니다. ENA 편성 기준으로 <클라이맥스>는 2026년 3월 16일부터 4월 14일까지 방송된 10부작 드라마이고, 9회는 4월 13일 방송분입니다. 닐슨코리아 기준 보도에서 9회 시청률은 3.3%로 언급됐고, 직전 8회 2.9%보다 오른 수치였습니다. 숫자만 보면 소폭 상승이지만, 월화극 경쟁 구도 안에서는 꽤 의미 있는 반응이었습니다.

클라이맥스 9회는 어떤 위치의 회차였나

<클라이맥스>는 검사 방태섭과 그를 둘러싼 인물들이 권력의 카르텔 안에서 생존하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9회에 오면 생존이라는 말이 조금 다르게 보입니다.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한 싸움이 아니라, 이미 무너진 상태에서 무엇을 붙잡을 수 있는지 겨루는 쪽에 가깝습니다.

이 회차에서 가장 크게 움직이는 사건은 추상아의 사생활 영상 유출입니다. 방태섭의 선거 당일 터진 이 스캔들은 개인의 명예만 흔드는 수준이 아니라, 방태섭의 정치적 기반과 추상아의 삶 전체를 동시에 무너뜨립니다. 사실 정치극이나 복수극에서 스캔들은 자주 쓰이는 장치입니다. 그런데 클라이맥스 9회가 더 불편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사건이 너무 사적인 영역을 겨냥하기 때문입니다. 권력 싸움의 도구로 한 사람의 몸과 감정, 관계가 소비되는 장면이라 보는 쪽도 편하게 따라가기 어렵습니다.

추상아의 무너짐이 크게 보였던 이유

하지원이 연기한 추상아는 이번 회차에서 거의 모든 감정의 바닥을 지나갑니다. 남편의 선거, 영상 유출, 황정원의 배신, 그리고 죽음까지 이어지면서 감정선이 한 번에 밀려옵니다. 보통 이런 장면은 격한 대사나 오열로 밀어붙이기 쉬운데, 9회에서는 무너짐의 단계가 비교적 촘촘하게 보였습니다.

특히 추상아가 기자들 앞에 다시 서는 장면은 단순한 강인함으로만 읽히지 않습니다. 이미 공개적으로 훼손된 사람이 카메라 앞에 다시 서는 선택이기 때문입니다. ‘이겨내는 여성’ 같은 쉬운 문장으로 소비하기보다는, 상처를 받은 사람이 자기 삶의 통제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몸부림에 가깝게 보였습니다.

황정원과의 관계도 9회를 복잡하게 만듭니다. 추상아에게 황정원은 배신의 얼굴이면서 동시에 진심이 남아 있던 상대입니다. 그래서 황정원의 죽음은 복수극의 장치로만 지나가지 않습니다. 추상아 입장에서는 분노해야 할 사람을 잃은 것이고, 미워하기도 전에 애도해야 하는 상황이 됩니다. 이 지점이 9회의 감정 밀도를 꽤 높였습니다.

방태섭은 피해자인가, 또 다른 가해자인가

주지훈이 연기한 방태섭도 9회에서 크게 흔들립니다. 선거판에서 거의 승기를 잡았던 인물이 스캔들 한 방으로 추락하고, 정치적 계산이 무너진 뒤 다시 다른 거래를 선택합니다. 그런데 방태섭을 단순히 피해자로만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 역시 권력을 위해 타인의 삶을 도구로 삼아온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이양미와의 관계가 그래서 흥미롭습니다. 이양미는 방태섭과 추상아를 동시에 무너뜨릴 수 있는 카드를 꺼내고, 방태섭은 다시 살아남기 위해 불편한 선택을 합니다. 여기서 드라마는 선악을 명확하게 나누기보다, 권력 게임 안에 들어간 인물들이 어떻게 비슷한 방식으로 망가지는지를 보여줍니다.

  • 추상아는 사생활이 무기화되며 사회적 시선 앞에 세워집니다.
  • 방태섭은 선거와 권력 욕망이 무너진 뒤 더 위험한 거래로 밀려갑니다.
  • 황정원은 배신과 진심 사이에서 비극적인 퇴장을 맞습니다.
  • 이양미는 판을 흔드는 인물이지만, 그 방식이 매우 잔혹하게 그려집니다.

이런 구조 때문에 클라이맥스 9회는 누가 이겼는지보다 누가 더 심하게 망가졌는지를 보게 만드는 회차였습니다. 솔직히 통쾌한 복수극을 기대했다면 조금 버겁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대신 인물들의 감정과 권력 구조를 따라가는 시청자라면 최종회를 앞둔 긴장감이 꽤 강하게 남습니다.

보기 전에 알아두면 좋은 관전 포인트

클라이맥스 9회를 보기 전에는 8회에서 이어진 이양미의 카드와 방태섭의 정치적 상황을 알고 들어가는 편이 좋습니다. 9회는 새롭게 판을 깔기보다, 앞에서 쌓아둔 갈등을 한꺼번에 터뜨리는 방식이라 중간부터 보면 인물들의 선택이 다소 과격하게만 보일 수 있습니다.

또 하나는 이 작품의 장르 톤입니다. <클라이맥스>는 정치극, 멜로, 복수극, 범죄극 요소가 섞여 있습니다. 그래서 현실적인 정치 드라마를 기대하면 감정 과잉으로 느껴질 수 있고, 반대로 자극적인 복수극만 기대하면 인물의 죄책감과 상실감이 길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9회는 특히 후자보다 전자, 그러니까 인물의 붕괴를 따라가는 쪽에 무게가 있습니다.

수위 면에서도 가볍게 볼 회차는 아닙니다. 사생활 영상 유출, 죽음, 살해 시도, 정치적 협박이 한 회 안에 몰려 있기 때문에 편한 기분전환용 드라마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다만 이런 불편함이 단순 자극으로만 쓰였는지는 시청자마다 평가가 갈릴 만합니다. 저는 적어도 하지원의 감정 연기와 회차 후반의 USB 설정은 최종회로 시선을 끌고 가는 힘이 있었다고 봅니다.

클라이맥스 9회가 남긴 다음 회차 기대감

9회 마지막에 황정원이 남긴 USB의 존재가 드러나면서, 추상아가 이양미를 향해 어떤 방식으로 움직일지에 관심이 쏠립니다. 이미 잃을 만큼 잃은 인물이 손에 쥔 증거는 복수극에서 가장 강한 동력이 됩니다. 다만 이 드라마가 흥미로운 건 복수가 깔끔한 해방으로만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방태섭 역시 마지막까지 쉽게 물러날 인물은 아닙니다. 무너진 사람이 다시 권력을 잡으려 할 때 더 위험한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10회는 추상아와 방태섭, 이양미의 힘겨루기가 동시에 터지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컸습니다. 클라이맥스 9회는 그래서 단독 회차로도 강하지만, 최종회를 보기 위한 감정적 예열로 더 강하게 기능한 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회차가 편하게 좋다고 말하기 어려운 에피소드였습니다. 대신 배우들의 감정 연기와 인물 관계의 균열을 보는 재미는 확실했습니다. 특히 추상아가 무너진 뒤에도 시선을 피하지 않는 장면은 오래 남습니다. 이런 장면 하나 때문에라도 클라이맥스 9회는 최종회 직전 회차로서 자기 역할을 꽤 선명하게 해낸 편입니다.

클라이맥스 9회, 왜 방태섭과 추상아의 추락이 더 세게 느껴졌을까요?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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