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원작 영화 한국 작품은 무엇부터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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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원작 영화 한국 작품은 무엇부터 볼까요?

개봉작 목록을 훑다 보면 익숙한 책 제목이 영화 제목으로 다시 눈에 들어올 때가 있습니다. 원작을 읽었으면 내용을 알아서 재미가 덜할 것 같고, 안 읽었으면 이야기를 따라가기 어려울까 싶기도 하죠. 한국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 세 편은 이런 걱정을 조금 다르게 풀어 줍니다. 모두 책을 읽지 않아도 볼 수 있지만, 무엇을 눈여겨볼지는 작품마다 다릅니다.

원작이 있다는 사실보다 어떤 이야기인지가 먼저입니다

소설 원작 영화라고 해서 책의 사건이 순서대로 화면에 옮겨지는 건 아닙니다. 소설은 인물의 생각과 지난 시간을 문장으로 길게 담을 수 있지만, 영화는 표정과 대화, 장면의 순서로 그 내용을 전해야 하니까요. 관람 전에 줄거리를 끝까지 찾아보기보다 원작의 소재와 영화의 분위기를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반전을 미리 알지 않고도 자신에게 맞는 작품인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소개할 작품은 김려령의 소설을 영화로 만든 <완득이>와 <우아한 거짓말>, 조남주의 동명 소설을 옮긴 <82년생 김지영>입니다. 같은 ‘소설 원작’이라는 말로 묶이지만 웃음의 비중도, 다루는 상처의 무게도 꽤 다릅니다.

완득이는 웃음 뒤에 어떤 가족 이야기를 담았을까요?

김려령의 <완득이>는 2008년 책으로 나왔고, 영화는 2011년 개봉했습니다. 유아인이 완득을, 김윤석이 담임교사 동주를 연기합니다. 완득은 교실에서도 집에서도 마음을 놓기 어려운 고등학생입니다. 동주는 그런 완득의 일에 계속 끼어들죠. 둘의 말다툼이 경쾌해서 가볍게 보기 시작하기 쉽지만, 영화가 향하는 곳은 한 학생의 성적표나 단순한 성장담이 아닙니다.

완득의 아버지와 어머니, 주변 이웃을 바라보는 시선이 중요합니다. 웃긴 대사가 이어져도 장애나 이주 배경을 웃음거리로만 받아들이면 이야기의 다른 층을 놓치게 됩니다. 창비가 소개하는 원작 역시 완득을 둘러싼 어른들과 관계에 무게를 둡니다. 영화에서는 배우들의 빠른 대화가 먼저 귀에 들어오고, 그 대화가 쌓인 뒤 완득이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의 변화가 보입니다.

기분 좋게 웃을 수 있는 작품을 찾되 가족을 하나의 정해진 모습으로만 그리는 이야기는 피하고 싶다면 잘 맞습니다. 다만 오래전에 만들어진 영화인 만큼 인물에게 붙는 표현이나 농담이 지금의 관객에게는 다르게 들릴 수도 있습니다. 그 거리감까지 생각하며 보면 이야기할 지점이 더 생깁니다.

우아한 거짓말은 사건보다 남겨진 사람들을 봐야 합니다

같은 김려령의 소설이지만 <우아한 거짓말>의 온도는 확연히 다릅니다. 원작은 2009년 출간됐고 영화는 2014년 개봉했습니다. <완득이>를 연출한 이한 감독이 다시 김려령의 이야기를 영화로 옮겼다는 연결점도 흥미롭습니다. 김희애가 엄마 현숙을, 고아성이 언니 만지를, 김향기가 동생 천지를 맡았습니다.

이 영화는 천지가 세상을 떠난 뒤 가족과 주변 사람들이 그가 겪었던 일을 더듬어 가는 이야기입니다. 따돌림과 죽음을 다루므로 <완득이> 같은 밝은 청소년 영화를 기대하고 고르면 무겁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관람 전에는 이 정도의 소재만 알고 들어가는 편이 좋습니다. 누가 무엇을 했는지 미리 찾아볼수록 남겨진 사람들이 뒤늦게 알아차리는 장면의 힘이 약해지니까요.

눈여겨볼 것은 한 사람의 잘못을 찾아내는 과정만이 아닙니다. 가족이 매일 같은 집에서 지내면서도 서로의 하루를 얼마나 알고 있었는지, 친구들 사이에서 가벼운 말로 넘긴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남는지 묻습니다. 보고 난 뒤에는 영화 속에서 누가 천지의 말을 들을 기회가 있었는지 떠올리게 됩니다.

82년생 김지영은 일상의 장면을 어떻게 보여줄까요?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은 민음사에서 2016년 출간됐고, 영화는 2019년 개봉했습니다. 정유미가 김지영을, 공유가 남편 대현을 연기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직장생활, 결혼과 육아까지 이어지는 지영의 경험이 이야기의 바탕입니다. 큰 사건 하나가 모든 것을 바꾸기보다 오래 쌓인 일들이 한 사람의 현재에 닿는 방식에 가깝습니다.

원작이 한 여성의 삶을 따라가며 일상에서 반복되는 차별을 보여준다면, 영화에서는 지영의 표정과 가족 간 대화가 그 경험을 눈앞의 장면으로 만듭니다. 그래서 책을 먼저 읽었다면 어떤 이야기가 선택되어 화면에 남았는지 보는 재미가 있고, 영화부터 본다면 지영이 말하지 못한 생각을 책에서 더 오래 따라갈 수 있습니다. 사회적 주제를 다루는 작품이지만 인물이 겪는 피로를 얼마나 가까이 느끼게 하는지도 중요한 관람 지점입니다.

세 편 중 무엇을 먼저 볼지는 그날 보고 싶은 영화의 무게에 따라 고르면 됩니다. 웃음과 관계의 변화를 따라가고 싶다면 <완득이>, 상실 이후의 침묵을 마주할 마음이 있다면 <우아한 거짓말>, 익숙한 일상이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쌓이는지 보고 싶다면 <82년생 김지영>이 어울립니다. 원작을 읽은 순서보다 지금 어떤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싶은지가 선택을 더 쉽게 만들어 줍니다.

소설 원작 영화 한국 작품은 무엇부터 볼까요?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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