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후보 10편, 무엇부터 볼까요?

요즘 상영작을 고를 때 아카데미 후보 명단을 다시 들여다보게 됩니다. 작품상 후보라는 공통점은 있지만, 막상 내용을 보면 자동차 경주부터 가족극, 공포영화까지 분위기가 꽤 다르거든요. 가장 최근 시상식인 2026년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작품상 후보 10편을 관람 전 알아둘 만한 점과 함께 묶었습니다. 이 시상식은 2025년에 공개된 영화를 대상으로 열렸습니다.
올해 작품상 후보는 어떤 영화들인가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가 발표한 작품상 후보는 다음 10편입니다. 제목 옆 설명은 줄거리를 길게 옮기기보다 영화를 고를 때 도움이 될 만한 분위기에 맞췄습니다.
-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과거 혁명 활동에 몸담았던 아버지가 딸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 추격전의 속도감과 정치 풍자가 함께 갑니다.
- 부고니아: 한 기업의 최고경영자가 외계인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그를 납치하면서 시작하는 블랙코미디. 황당한 설정 속 불신과 권력관계를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 F1: 베테랑 드라이버의 복귀를 다룬 레이싱 영화. 경기 장면의 속도와 소리가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 프랑켄슈타인: 익숙한 고전을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시선으로 옮긴 작품. 괴물의 외형보다 창조자와 피조물의 관계에 관심이 있다면 눈여겨볼 만합니다.
- 햄넷: 셰익스피어의 가족이 겪는 상실을 중심에 둔 시대극. 유명한 작가의 업적보다 남겨진 가족의 감정에 가까이 갑니다.
- 마티 슈프림: 탁구 선수의 야심과 집착을 따라가는 영화. 스포츠 경기 자체만큼 주인공의 성격이 이야기를 밀어갑니다.
- 시크릿 에이전트: 브라질 군사독재 시기를 배경으로 한 정치 스릴러. 인물의 사연과 그를 둘러싼 시대 분위기를 함께 읽게 됩니다.
- 센티멘탈 밸류: 오랜 거리감을 안고 살아온 아버지와 딸들의 관계를 다룬 가족극. 대화 사이에 남는 감정이 중요한 영화입니다.
- 씨너스: 죄인들: 음악과 공포 장르를 결합한 작품. 음악 영화처럼 시작하는 장면들도 있어 장르가 바뀌는 감각을 즐길 수 있습니다.
- 기차의 꿈: 미국 철도 노동자의 삶을 따라가는 드라마. 큰 사건보다 시간의 흐름과 풍경에 무게를 둡니다.
수상작과 후보작은 어떻게 다른가요?
10편 모두 작품상 후보였지만, 실제 작품상을 받은 영화는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입니다.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은 이 작품으로 감독상과 각색상도 받았습니다. 그렇다고 수상작 한 편만 보면 그해 후보들의 성격을 알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같은 명단에 레이싱 영화 F1과 조용한 드라마 기차의 꿈이 함께 있다는 점이 오히려 흥미롭습니다.
다른 부문을 같이 보면 각 작품의 강점도 조금 더 선명해집니다. F1은 음향상, 프랑켄슈타인은 미술상과 의상상, 씨너스: 죄인들은 촬영상과 음악상을 받았습니다. 작품상 수상 여부와 별개로 화면, 소리, 연기 중 무엇을 기대하며 볼지 가늠하는 단서가 됩니다.
취향에 따라 무엇부터 보면 좋을까요?
빠른 전개를 원한다면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나 F1이 먼저 떠오릅니다. 다만 두 작품의 속도감은 다릅니다. 전자는 인물의 과거와 현재가 부딪히는 추격극이고, 후자는 경기 장면의 현장감이 중심입니다. 마티 슈프림도 경쟁을 다루지만, 한 사람의 욕망을 따라가는 맛이 더 강합니다.
인물의 감정을 오래 따라가고 싶다면 햄넷, 센티멘탈 밸류, 기차의 꿈 쪽이 맞을 수 있습니다. 세 편 모두 가족이나 삶의 변화를 다루지만, 감정을 드러내는 방식은 다릅니다. 프랑켄슈타인은 잘 아는 이야기의 다른 해석이 궁금할 때, 부고니아는 불편하고 기묘한 웃음을 즐길 때 고르기 좋습니다. 공포 요소가 부담스럽다면 씨너스: 죄인들은 그 점을 알고 선택하는 편이 낫겠습니다.
관람 전에 기억할 점은 무엇인가요?
2026년 10월 현재 2027년 제99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작품상 후보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지금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최근의 공식 작품상 명단은 제98회 시상식 후보입니다. ‘2026년 후보’라는 표현이 개봉 연도를 뜻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 명단은 2025년 공개작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도 기억해두면 헷갈리지 않습니다.
후보작을 순서대로 전부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시상식 명단에서 가장 낯선 장르 한 편과 평소 좋아하는 장르 한 편을 골라 비교하는 편입니다. 같은 작품상 후보라도 왜 마음에 남는 장면이 다른지 느끼는 과정이, 수상 결과를 확인하는 것만큼 재미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