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종려상 한국 영화는 어떤 작품인가요?

칸 영화제 수상 소식이 들릴 때마다 한국 영화가 황금종려상을 몇 번 받았는지 다시 찾아보게 됩니다. 작품상처럼 들리는 황금종려상과 감독상, 배우상이 기사 제목에서 함께 등장하다 보니 헷갈리기 쉽더라고요. 2026년 칸 영화제까지의 공식 수상 기록을 기준으로 보면, 장편 황금종려상을 받은 한국 영화는 봉준호 감독의 2019년작 ‘기생충’ 한 편입니다.
황금종려상은 어떤 상인가요?
황금종려상은 칸 영화제 장편 경쟁 부문에서 선정하는 최고상입니다. 경쟁 부문에 초청받는 것만으로도 주목할 만하지만, 초청과 수상은 다릅니다. 또 칸에는 그랑프리, 심사위원상, 감독상, 각본상, 남녀 연기상 등이 따로 있습니다. 한국 영화가 칸에서 상을 받았다는 소식만으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라고 생각하면 이 차이를 놓치게 됩니다.
여기서 ‘한국 영화’는 작품을 기준으로 보는 편이 분명합니다. 한국 배우가 외국 감독의 영화에 출연해 연기상을 받았다고 해서 그 영화가 한국의 황금종려상 수상작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단편 황금종려상이나 명예 황금종려상도 장편 경쟁 부문의 황금종려상과 구분해야 하고요. 이름은 비슷해도 수상 대상과 의미가 다릅니다.
‘기생충’은 언제 황금종려상을 받았나요?
‘기생충’은 2019년 제72회 칸 영화제에서 장편 황금종려상을 받았습니다. 칸 영화제 공식 기록에도 봉준호 감독의 작품과 수상 연도가 명시돼 있습니다. 한국 영화로서는 첫 장편 황금종려상이었습니다. 이후 2020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국제장편영화상, 각본상까지 4개 부문을 수상했죠. 두 시상식의 상을 한데 묶어 생각하기 쉽지만, 칸의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작품상은 서로 다른 심사에서 받은 상입니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줄거리를 많이 알 필요가 없습니다. 실직한 기택의 가족이 부유한 박 사장의 집과 관계를 맺기 시작한다는 설정 정도면 충분합니다. 영화는 그 관계를 따라가며 웃음과 긴장을 조금씩 다른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132분 동안 집 안팎의 공간, 계단, 비가 내리는 장면이 어떻게 쓰이는지 눈여겨보면 인물 사이의 거리도 더 선명해집니다. 반전이나 후반부 사건은 미리 찾아보지 않는 편이 좋겠습니다.
다른 한국 영화의 칸 수상작은 무엇인가요?
황금종려상 이전에도 한국 영화와 영화인들은 칸 경쟁 부문에서 여러 차례 상을 받았습니다. 칸 영화제 기록을 연도별로 보면 흐름이 더 잘 보입니다.
- 2002년 ‘취화선’: 임권택 감독이 감독상을 공동 수상했습니다.
- 2004년 ‘올드보이’: 박찬욱 감독의 영화가 그랑프리를 받았습니다.
- 2007년 ‘밀양’: 전도연이 여우주연상을 받았습니다.
- 2009년 ‘박쥐’: 박찬욱 감독의 영화가 심사위원상을 공동 수상했습니다.
- 2010년 ‘시’: 이창동 감독의 영화가 각본상을 받았습니다.
- 2022년 ‘헤어질 결심’: 박찬욱 감독이 감독상을 받았습니다.
같은 2022년에는 송강호가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을 받았습니다. 다만 이 작품의 감독은 일본의 고레에다 히로카즈입니다. 한국 배우의 수상과 한국 영화의 작품상 수상은 구별해서 읽어야 정확합니다. 특히 ‘올드보이’의 그랑프리는 매우 큰 상이지만 황금종려상과는 별개의 상입니다.
2026년에도 한국의 수상작은 늘었나요?
2026년 제79회 칸 영화제에서는 박찬욱 감독이 장편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았습니다. 한국 영화인이 심사위원장으로 참여했다는 점은 눈길을 끌지만, 수상 이력과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그해 장편 황금종려상은 크리스티안 문지우 감독의 ‘피오르’에 돌아갔습니다. 따라서 2026년 영화제까지 한국 영화의 장편 황금종려상 수상작은 여전히 ‘기생충’ 한 편입니다.
칸 수상작을 골라 볼 때는 상의 이름을 먼저 확인하면 기대치를 잡기 편합니다. ‘기생충’은 장르의 재미를 따라가면서 공간과 계층에 관한 이야기도 읽을 수 있고, ‘밀양’은 배우의 연기를, ‘헤어질 결심’은 화면과 대사가 감정을 쌓는 방식을 눈여겨볼 만합니다. 같은 영화제에서 인정받았어도 각 작품이 주는 경험은 꽤 다릅니다. 수상 소식은 영화를 고르는 출발점으로 삼고, 영화 자체는 각자의 속도로 만나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