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항준 감독 천만 영화 공약, 왜 이렇게까지 화제가 됐을까요?

얼마 전 박스오피스 숫자를 보다가 꽤 흥미로운 흐름을 봤습니다. 장항준 감독의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천만 관객을 넘기면서, 작품 자체만큼이나 감독이 예전에 던졌던 ‘천만 영화 공약’이 다시 크게 회자됐거든요. 사실 흥행 공약은 영화 홍보 때 자주 나오지만, 이번 경우는 장항준 감독 특유의 농담 섞인 말투와 실제 흥행 속도가 맞물리면서 이야기가 훨씬 커졌습니다.
장항준 감독의 천만 공약은 무엇이었나
장항준 감독은 영화 흥행을 자신 있게 예측했다기보다, 오히려 “천만까지는 어렵지 않겠냐”는 분위기 속에서 공약을 말한 쪽에 가깝습니다. SBS 파워FM 배성재의 텐 출연 당시 천만 관객을 넘으면 전화번호 변경, 개명, 성형수술, 귀화, 선상 파티 같은 과감한 공약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근데 이게 단순한 이벤트 멘트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영화가 실제로 천만에 가까워지자 “진짜 지키는 거냐”는 반응이 붙었고, 장항준 감독은 이후 방송과 인터뷰에서 “당연히 천만이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는 취지로 해명했습니다. 말하자면 자신도 흥행을 예상하지 못한 상태에서 나온 농담이, 박스오피스 현실과 부딪히며 별도의 이슈가 된 셈입니다.
왕과 사는 남자는 어떤 영화인가
왕과 사는 남자는 1457년 청령포를 배경으로,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지를 자처한 촌장과 왕위에서 쫓겨난 어린 선왕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역사적 소재를 가져오지만, 흥행 기사들을 보면 관객 반응은 단순히 시대극이라는 틀보다 인물 관계와 감정선 쪽에 더 많이 모인 것으로 보입니다.
흥행 속도도 눈에 띄었습니다. 보도 기준으로 개봉 18일째 500만 관객을 넘겼고, 개봉 31일째인 2026년 3월 6일 누적 관객 100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3월 10일에는 누적 1188만 4042명으로 집계됐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한국 영화가 한동안 천만 관객작을 쉽게 내지 못했던 흐름을 생각하면, 업계 안팎에서 반응이 클 수밖에 없는 수치입니다.
- 작품: 왕과 사는 남자
- 감독: 장항준
- 소재: 1457년 청령포, 유배지, 어린 선왕
- 천만 돌파 시점: 2026년 3월 6일 보도 기준
- 참고 흐름: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집계와 주요 연예·영화 매체 보도 기준
왜 공약이 영화보다 먼저 떠오를 정도였을까
첫째, 공약의 강도가 너무 셌습니다. 보통 천만 공약은 무대인사, 노래, 춤, 팬서비스 정도에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개명이나 성형수술, 귀화 같은 단어는 장난이라는 걸 알면서도 귀에 확 들어옵니다. 장항준 감독의 방송용 입담을 아는 사람에게는 웃긴 해프닝이지만, 제목만 접한 사람에게는 “진짜?”라는 반응이 나올 만했습니다.
둘째, 장항준 감독의 캐릭터와 잘 맞았습니다. 그는 영화감독이면서도 예능과 라디오에서 자주 얼굴을 비춘 인물입니다. 스스로를 낮추는 농담, 과장된 표현, 허세와 민망함을 오가는 말투가 대중에게 익숙합니다. 이번 공약도 그래서 더 빨리 퍼졌습니다. 만약 같은 말을 말수가 적은 감독이 했다면 분위기가 꽤 달랐을 겁니다.
셋째, 실제 흥행이 뒷받침됐습니다. 흥행이 부진했다면 공약은 그냥 지나간 농담으로 남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데 영화가 500만을 넘고, 천만을 앞두고, 결국 천만 영화가 되면서 농담은 계속 새 생명을 얻었습니다. 박스오피스 숫자가 밈을 끌고 간 사례라고 봐도 됩니다.
공약은 실제로 지켜졌나
알려진 흐름만 보면, 처음 언급했던 개명이나 성형 같은 공약이 그대로 실행된 것은 아닙니다. 장항준 감독은 천만이 가까워진 뒤 공약을 수습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후 천만 흥행 감사 이벤트로 커피차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iMBC연예 보도에 따르면 2026년 3월 12일 서울신문사 앞 광장에서 시민들에게 커피를 나누는 이벤트가 열렸습니다.
제작자 인터뷰에서도 이 공약은 농담과 현실 사이에서 재미있는 후일담이 됐습니다. 왕과 사는 남자 제작사 온다웍스의 임은정 대표는 장항준 감독의 성형 공약을 두고 실제로 수술을 권유하는 식의 농담이 오갔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이 공약은 법적 약속이라기보다, 흥행 과정에서 관객이 같이 즐긴 이벤트성 에피소드에 가깝습니다.
관람 전 알고 가면 좋은 포인트
이 영화의 흥행을 볼 때 단순히 “천만 공약이 웃겼다”로만 받아들이면 조금 아쉽습니다. 오히려 관람 전에는 왜 이 작품이 뒤늦게 입소문을 탔는지 보는 편이 더 좋습니다. 장항준 감독은 인터뷰에서 개봉 첫날 성적이 기대보다 낮아 손익분기점도 걱정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주말부터 관객 흐름이 살아났고, 이후 장기 흥행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런 경우는 대개 초반 팬덤보다 일반 관객 반응이 중요합니다. 역사 소재에 부담을 느끼는 관객도 있지만, 가족 단위 관람이나 중장년층 관객, 입소문에 움직이는 관객층이 붙으면 흐름이 오래 갑니다. 왕과 사는 남자는 바로 그 지점에서 힘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솔직히 장항준 감독의 천만 영화 공약은 영화 홍보사 입장에서도 예상 밖의 선물이었을 겁니다. 다만 관객 입장에서는 공약보다 중요한 게 있습니다. 이 영화가 천만까지 간 배경에는 단순한 화제성만이 아니라, 개봉 후 관객 반응과 박스오피스 지속력이 있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이 이슈는 웃고 넘길 수 있는 연예 뉴스이면서도, 요즘 한국 영화 흥행이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지는지 보여주는 꽤 좋은 사례처럼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