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영화 리스트에 어떤 작품이 있나요?

주말에 볼 영화를 고르다 보면 관객이 천만 명을 넘었다는 말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런데 같은 천만 영화라도 웃으며 보기 좋은 작품과 마음을 단단히 먹고 봐야 할 작품은 꽤 다르죠. 2026년 10월 기준 국내 극장가의 천만 영화 리스트는 한국 영화 25편, 외화 10편으로 모두 35편입니다.
천만 영화는 어떤 기준으로 셀까요?
여기서 천만은 국내 극장의 누적 관객 수를 뜻합니다. 세계 흥행 성적이나 매출액 순위와는 다른 숫자예요. 한 사람이 여러 번 관람하면 그만큼 관객 수에 반영되므로, 천만 명의 서로 다른 사람이 봤다는 의미도 아닙니다. 아래 작품은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의 역대 흥행 기록을 기준으로, 개봉 연도 순서에 가깝게 묶었습니다.
관객 수는 재개봉과 추가 상영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 작품은 조회 시점에 따라 숫자가 움직이니, 순위를 볼 때는 기준 시점도 함께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한국 영화 25편에는 무엇이 있나요?
- 2003~2009년: 실미도(2003), 태극기 휘날리며(2004), 왕의 남자(2005), 괴물(2006), 해운대(2009).
- 2012~2014년: 도둑들(2012),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7번방의 선물(2013), 변호인(2013), 명량(2014), 국제시장(2014).
- 2015~2019년: 베테랑(2015), 암살(2015), 부산행(2016), 택시운전사(2017), 신과함께-죄와 벌(2017), 신과함께-인과 연(2018), 극한직업(2019), 기생충(2019).
- 2022~2026년: 범죄도시2(2022), 범죄도시3(2023), 서울의 봄(2023), 파묘(2024), 범죄도시4(2024), 왕과 사는 남자(2026).
숫자로 보면 명량이 약 1,761만 명으로 가장 앞서고, 2026년 개봉한 왕과 사는 남자가 약 1,692만 명으로 뒤를 잇습니다. 극한직업도 약 1,626만 명을 모았습니다. 세 작품 모두 천만 영화지만 보는 맛은 다릅니다. 명량은 전투 장면의 규모가 크고, 왕과 사는 남자는 단종과 그 곁에 선 사람들의 관계에 무게를 둡니다. 극한직업은 가볍게 웃을 수 있는 코미디를 찾을 때 먼저 떠올릴 만하고요.
시리즈를 따라 본다면 범죄도시 2·3·4편과 신과함께 두 편이 눈에 띕니다. 다만 천만을 넘긴 속편이라고 해서 취향까지 보장되는 건 아닙니다. 범죄도시는 형사 액션의 익숙한 리듬이 강점이고, 신과함께는 앞편을 본 뒤 인물 관계를 이어가는 편이 편합니다.
외화 천만 영화 10편은요?
- 2009~2015년: 아바타(2009), 겨울왕국(2014), 인터스텔라(2014),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2015).
- 2018~2019년: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2018),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 알라딘(2019), 겨울왕국 2(2019).
- 2022~2026년: 아바타: 물의 길(2022), 오디세이(2026).
외화 쪽은 애니메이션, 뮤지컬, SF, 슈퍼히어로 영화가 고르게 섞여 있습니다. 어벤져스 세 편은 연결된 이야기의 비중이 커서 이전 작품을 얼마나 봤는지에 따라 몰입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면 알라딘이나 겨울왕국은 음악과 캐릭터를 중심으로 즐기기 쉽습니다. 아바타 두 편은 극장에서 큰 화면으로 보는 경험이 흥행과 함께 자주 이야기되는 작품이죠.
가장 최근 이 목록에 들어온 외화는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오디세이입니다. 2026년 9월 국내 관객 천만 명을 넘기며 역대 35번째 천만 영화가 됐습니다. 놀런 감독 작품으로는 인터스텔라에 이은 두 번째 기록이기도 합니다.
관람 전에 무엇을 보면 좋을까요?
천만이라는 숫자는 많은 관객이 극장으로 향했다는 증거지만, 내게 맞는 영화인지까지 말해주지는 않습니다. 편하게 웃고 싶다면 극한직업, 빠른 전개를 원한다면 범죄도시 시리즈나 부산행, 역사적 사건을 바탕으로 한 묵직한 이야기를 원한다면 서울의 봄이나 택시운전사 쪽이 더 가까울 수 있습니다. 파묘는 분위기와 소재가 선명해서 공포·오컬트 취향을 먼저 생각하는 게 좋고요.
또 한 가지는 개봉 당시의 분위기입니다. 2019년에는 한국 영화인 극한직업과 기생충뿐 아니라 엔드게임, 알라딘, 겨울왕국 2까지 한 해에 천만 영화 다섯 편이 나왔습니다. 같은 숫자라도 그때 극장에 어떤 작품들이 걸렸는지에 따라 흥행의 맥락이 달라집니다. 저는 천만 영화 리스트를 볼 때 순위보다 장르와 함께 볼 사람을 먼저 떠올립니다. 오래된 흥행작도 그렇게 고르면 지금 처음 보는 영화처럼 즐거울 때가 있습니다.
